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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by 1004들꽃 2018. 5. 1.



살아가는 순간순간마다
문을 열어야 했다
문을 잘못 열어 낭패를 당한적도 있었고
뜻하지 않은 행운이 찾아오기도 했다
잔뜩 기대하고 문을 열었는데
아무것도 없는 날에는
씁쓸하다 못해 신경질이 나기도 했다
언제부터인가 문 앞에 서면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된다
술에 취해 정신이 없었을 때도
집으로 가는 문을 열었고
다음날 아침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문을 열고 나오기도 했다
혹시 문을 닫지 않았나
뒤돌아보기도 했지만
다가오는 문을 열어야 했기에
돌아갈 수 없었다
문을 열 때마다 실수의 무게는 더해갔고
매일 집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문은 없었다
두려워서 열지 않았던 문이
열고 싶어도 열리지 않던 문이 열렸을 때
그동안 몰랐던 일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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