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라는 말은 언제나 설레는 말이다
계속 모산재를 다니고 있지만 2018년도에는 처음으로 찾기 때문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날씨가 맑고 푸근한 날이라 시간에 구애없이 나설 수 있어서 좋았다
집안일을 정리하고
그림자를 데리고 나선 시간은 11시
물을 두 병 사서 출발한 시간은 11시 11분
시간은 잘 맞춘다는 생각이다
10시에 출발했으면 10시 10분에 맞추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맑은 날이었으나
일기예보대로 하늘은 온통 미세먼지로 뿌옇게 흐려져 있다
덕분에 하늘은 짙푸른색이 아닌 물감의 하늘색을 닮아 있다
군데군데 눈의 흔적이 남아있고
한발씩 움직이는 사이에 시간은
사람을 목적지에 데려다 준다
미세먼지 때문에 서로 난리다
경유차를 2천대를 폐차시키겠다느니
중국서 날아오는 미세먼지가 더 많다느니
언쟁은 그칠날이 없다
덤프트럭부터 버스, 승용차에 이르기까지
전기 또는 가스로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자동차 회사도 마찬가지
이렇게 디젤엔진이 좋지 않다면
디젤엔진 생산을 중단해야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불구하고
디젤엔진을 장착한 SUV는 지칠줄 모르고 생산되고 있다
외국에서 들여오는 고급 승용차 또한 거의 디젤이기도 하다
멀어져가면서 희미해져가는 산을 보면
언제나 아득해진다
아득해서 아름답다
내 유일한 산행 동반자
그림자
사진 속에서 그는 사진을 찍고 있다
해발 767m
자주 이곳에 오지만
볼 때만 생각나는 숫자
산이 아닌 곳에서 누군가가 모산재의 해발이 얼마나 되느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이곳은 숨겨진 곳이다
길을 가다 잠시 완쪽으로 빠져 들어가는 곳에
이렇게 훤한 곳이 나타난다
거의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다
우연히 이곳을 발견한 후
모산재에 올 때
가끔 들르는 곳이다
시 한편 쓰고 발길을 돌려도 좋겠다
산에 올라올 때 가져오는
내 에너지를 보충하는 식량이다
내려가는 시간은
조금 쓸쓸하다
올라가는 시간은 힘이 들고
등에서 땀이 흐르지만
내려가는 길은
손이 시릴 정도로
추위를 느끼기 때문이다
억새 한 송이
멀리 대기저수지를 쳐다보고 있다
범종각
하루의 산행을 끝낸다
내일은 또 출근을 해야 한다
출근이 싫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출구
돈의 노예가 되기 싫지만
먹고 살려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일만큼
비참한 일이 없다
매일매일은 비참함의 연속이다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행복해진다는 말
잊어버리려하면 부축여
가슴에 차곡차곡 새겨야겠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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