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째 모산재를 찾는다
마땅히 갈 만한 곳이 없기도 하지만
생각을 달리하면 늘 새로운 곳에 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밤부터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때문에 잠시 망설였지만
햇빛이 쨍하고 창으로 들어오기에 집을 나섰다
이런 날씨에 집에 있으면 안 되는 것이다
깃발!
늘 이곳을 지날 때면 가 보지 못할 먼 곳을 동경하며 잠시 멈춘다
이 깃들은 전국의 많은 지역으로부터 사람이 다녀갔다는 증거물이다
그럼에도 이것이 여러개의 개별적인 깃이 아니라
하나의 깃발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사람들은 본인이 보고 싶은 것 위주로 본다
그리고 그것으로 뭔가를 판단해버리고 만다
마치 카메라 셔트를 누르면 렌즈를 통해서 들어오는 모습대로 찍어내는 것과 같다
바위 곁을 지나면서도 무심코 지나치면 바위와 바위 사이의 틈으로 들어오는 빛을 발견할 수가 없다
말을 많이 하는 사람과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사람을 두고 볼 때
그 둘 중의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물론 전자가 이길 확률이 높지만
후자에게 한 표를 주고 싶다
자신의 주장을 펴기 위해 시끄럽게 떠벌리는 것보다
그저 조용하게 명상을 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다
밤에 비가 온다고 했는데
하늘은 먹구름보다는
흰구름을 잔뜩 데리고 있다
구름 사이로 언뜻 보이는 하늘 색깔이 곱다
구름이 다니면서 하늘을 가렸다 말았다 하지만
하늘은 그저 그대로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하늘이 맑다고 하고 흐리다고 한다
언제까지나 그대로 하늘은 그대로 있을 뿐인데
해방이 된 후에 여성에게도 참정권을 주게 되었는데
미군정이 행하는 정책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자리에 많은 사람을 참여시키도록 여성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하지만 좌익과 우익이 나뉘어지고
죄익은 미군정을 반대했고
우익은 찬성했기 때문에 미군정은 우익을 밀어주면서 그들의 정당성을 확보해 나가기 시작했다
참정권을 여성에게 주면서 이용하고자 했지만 좌우익으로 나뉘면서 원하는 바를 성취하지는 못했지만
그로 인하여 여성참정권이 주어지게 되었고
미군정이 행했던 정책이 현재에도 이어져 오면서
관변단체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관을 대변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많은 대통령이 지나가면서 만들어 놓은 관변단체에서 여성의 역할은 그 비중이 아주 크다
저 멀리 자굴산이 보이지만 희미하다
자굴산 주변 한우산 능선으로 풍력발전기가 성냥개비처럼 서 있다
한겨울 맑은 날이면 카메라로 찍어낼 수 있을까?
구름 때문인지 모든 것이 한가롭게 보인다
구름이 만든 그늘길을 걸으니 땀도 나지 않는다
기온이 상당히 내려갔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제 내린 비로 인하여
바위와 나무가 보다 선명하다
국사당 앞의 소나무도 건재하고
국사당에 꽂아둔 태극기도 선명하다
지난주에 꽂아 두었던 태극기인데 바람에 날려가지도 않았다
아마도 태극기를 꽂아 둔 사람은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제발 똑바로 좀 살아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하루가 멀다하고
강도 살인 자살 재벌비리 공무원 비리가 뉴스를 장식한다
그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은데
사람들은 그것이 흥미로운 듯 자꾸 들먹인다
듣기 싫은 말인데도 들어야 한다. 듣는 척해야 한다
엉뚱한 생각을 하다가 가끔 고개를 끄덕여 준다
부처 앞에 모든 것들 내려 놓고
말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사람들을 모아 놓고 마이크에 대고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얼굴을 붉히며 침을 튀기며 이야기한다
그들은 그들을 보는 사람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깊이 수긍하며 찬성한다고 굳게 믿고 있는 것일까
영암사지 안내판의 그림은 이렇게 세워두고 보아야 한다
가운데 그림 중 제일 위의 3번이 1차 금당지이고
6번이 쌍사자석등,
그 아래 5번이 영암사지 삼층석탑이다
왼쪽 위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이 서금당지이고 귀부가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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