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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동해 바다

by 1004들꽃 2020. 9. 4.

동해 바다


바람이 불면 물결이 일고
물결이 물결을 밀고 나가면서 파도를 만든다

 

낮 동안 일상의 소리에 묻혀
파도 소리는 있는 듯 없는 듯하지만
차들이 집으로 돌아가면
밤바다에서 파도 소리가 들려온다

 

파도 소리라도 있어야지
별을 볼 수 있는 밤이라도 있어야지

물이 시작되면서
강이 되어 바다로 스며들 때까지
숱한 변명과 시기와 질투를 안고
바람의 흔적을 긁으며 다가든다

 

강과 바다가 부딪쳐 깨지면서 터져 나오는 아우성

 

참고 참았던 아우성은
바다의 아우성인지
강의 아우성인지 분간할 수 없다
불러도 메아리쳐오지 않아서 마음껏 소리 지를 수 있다
아무리 아우성쳐도 다 받아 주는 바다
먼 바다로 간 아우성은 바다가 품어 버린다

 

바다에는 파도가 있다
파도 소리가 듣고 싶으면 동해 바다로 가라
파도 소리 이외에 아무 소리도 듣고 싶지 않으면
아득한 동해 바다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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