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대어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지만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시는 은유의 종착역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데
난해한 은유는 해석이 불가능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그러면 누가 보든지 알 수 있는 비유가
과연 은유라고 부를 수 있을까
누가 보아도 알 수 없는 은유가
과연 은유라고 부를 수 있을까?
결론은, 그들만의 세상이다
그들끼리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지만
그들과 문화나 환경이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이제 시를 쓰는 일보다
하루를 살아가며 생각나는 일을
그저 넋두리처럼 적어나가는 것이 좋다
이러다 시와 영원히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도 생기지만
따지고 보면 시 같은 시를 써 본 일도 없다
어쩌면 별 굴곡 없는 생을 이어가기 때문에
특별한 이야기 거리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좋은 시가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우물을 파지 않고 물을 얻으려는 것과 같다
많은 경험을 항아리에 가득 채우게 되면
자연스럽게 글쓰기의 소재가 나오게 된다
즙을 짜내듯 함축된 낱말을 끌어내 연결하면 시가 되겠고
살아가는 일들을 진실을 담아 이야기해 나가면 수필이 되겠고
모든 일을 버무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면 소설이 되지 않겠는가
극적인 순간이 없고 그저 밋밋한 생을 이어나가는 날들은
사람을 희미하게 만든다
더 희미해져서 투명인간이 될 수도 있다
아니, 벌써 투명인간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들만의 은유에 제외된 나는
그들에게 투명인간이고
나만의 은유에서 제외된 그들 또한 나에게는 투명인간이다
이런 현상들이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는 기현상을 만들어냈다
이제는 누군가의 잘못을 이야기할 때
빗대어서 이야기하는 것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
단도직입
한 자루의 칼로 곧바로 찔러들어 가듯이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끝내 버려야 한다
그러기 싫으면 말도 꺼내지 말고 영원히 묻어 버려야 한다
사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