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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눈물

by 1004들꽃 2011. 10. 5.

눈물

 


앞이 보이지 않는다
늙으면 눈물이 많아지는지
눈물이 넘쳐
자주 눈물을 닦아야 했다
아무도 관심 없는 늙은 몸은
공원의 의자에 걸터앉아
쓸데없이 눈동자만 굴리는데
선명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희미한 실루엣만 어른거린다
눈 부비고 하늘을 보니
환한 구름만 둥실 떠다니고
실없는 눈물만 흘러 내린다
늙으면 눈물도 진득해지는지
닦아도 닦아도 닦이지 않고
세상은 더 흐릿해진다
한때 투명한 눈물 흘리던 날
맑고 맑은 눈물 흘리면
세상도 환해져서 부끄러워 고개 숙였다
눈물 많은 세월들이 지겨워지는데
눈물은 그치지 않는다
자꾸 뻑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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