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앞이 보이지 않는다
늙으면 눈물이 많아지는지
눈물이 넘쳐
자주 눈물을 닦아야 했다
아무도 관심 없는 늙은 몸은
공원의 의자에 걸터앉아
쓸데없이 눈동자만 굴리는데
선명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희미한 실루엣만 어른거린다
눈 부비고 하늘을 보니
환한 구름만 둥실 떠다니고
실없는 눈물만 흘러 내린다
늙으면 눈물도 진득해지는지
닦아도 닦아도 닦이지 않고
세상은 더 흐릿해진다
한때 투명한 눈물 흘리던 날
맑고 맑은 눈물 흘리면
세상도 환해져서 부끄러워 고개 숙였다
눈물 많은 세월들이 지겨워지는데
눈물은 그치지 않는다
자꾸 뻑뻑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