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째 비소식이 있는 가운데
선뜻 떠오르는 곳 노고단 구름바다!
그곳에 가고 싶은 마음을 실행에 옮기고야 만다
거의 두 시간을 운전하여 도착한 곳! 성삼재 주차장.
먼 산들은 구름을 이고 나무들은 검은 그림자를 입고 있다
구름 사이사이로 언뜻 보이는 하늘색 하늘은 너무 푸르러서
비가 내릴 징조인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 없게 한다
성삼재에서 보는 하늘은 순식간에 구름으로 뒤덮혔다가
맑은 하늘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구름에 갇힌 듯 맑은 하늘은 온전한 맑은 하늘로 보기는 힘들것 같고
지리산 10경 중 하나인 노고운해는 오늘같은 날 가장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비가 올똥말똥한 하늘의 구름은 이 산에서 저 산으로 마구 옮겨 다닌다
특히 전날 비가 내렸을 경우 더욱 멋진 그림을 보여준다
노고단으로 향하는 길목에 꽃 한 송이
홀로 외롭게 피어 있다
혼자라서 더욱 희게 느껴지는 꽃
등산로 중에서 이 길은 가히 고속도로라고 할 만하다
군데군데 쉬어 가는 자리에는 사람들이 차지하고 앉았고
길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은 여유롭다
꾸준한 오르막인데도 오르막을 느끼지 못하는 길
계단으로 가는 길을 내버려두고
차가 다닐 수 있는 신작로를 따라가면
무넹기를 설명해주는 안내판이 보인다
노고단에서 전북으로 내려가는 물줄기 일부가 화엄사 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유도수로 224미터를 만들어서 매년 풍년농사를 이뤄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지로 길 아래로 귀를 기울여보면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그 물소리를 따라가보면 인공 수로가 보이고
그 수로를 따라가보면 굉음을 내며 흘러내려오는 물줄기를 만날 수 있다
무넹기 전망대에서 아래를 보면
S라인으로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을 볼 수 있다
산의 어두운 부분에 화엄사가 보이는데
사진에는 그 모습이 불분명하다
이 물길이 무넹기의 물인것 같다
아래로 폭포를 이루며 떨어져 내려 간다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의 종주 끝에 다다른 곳
약 30년 전 그때도 구름에 싸여 싸아한 기분에 휩싸였던 곳이다
지리산 종주의 종지부를 찍으며 얼마나 가슴 벅차 했던가?
지금은 올라갈 수 없도록 막아 놓았다
노고단대피소 옆으로 난 돌길을 따라 걸어간다
편안한 길로 갈 수도 있지만 오르막을 선택한다
이 길은 꼭 걸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편안한 길을 걸어서 가면 이 곳으로 오게 된다
뭔가를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댄 사람
사진 속에서 고정되었다
이 사진이 없어지지 않는 한 저 사람은 허리를 펼 수 없을 것 같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흩어져 있다
일찍 나서서 토끼봉이나 반야봉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집에서 성삼재까지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불가능할 것 같다
거의 두 시간 정도 소요되니 왕복 4시간을 운전해야 한다
시간 계산을 하다가 그냥 포기하고 만다
이곳은
천왕봉까지 가는 종줏길의 입구다
집에서 조금 일찍 출발하면
피아골삼거리까지는 갈 수 있겠다
점점 낮이 짦아지는 지금은 갈 수 없겠고
다시 다가오는 여름을 기다려야 할 형편이다
구름바다!
온 산으로 번져가는 바다의 물결
하늘에서 펼쳐지는 파도
망연자실
그냥 볼 수 있는 것밖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출입금지 지역에 핀 들꽃
구름을 배경으로 싱그럽다
노고단까지 이어주는 나무데크
조그만 아이 둘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놀면서 가고 있다
남매인 것 같다. 오빠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딸아이 손을 꼭 잡고 간다
이곳은 KBS 송신탑이다
전라도의 남북으로 이어주는 것일까?
쑥부쟁이
날씨가 추워서인지
가을꽃이 벌써 피었다
이곳에선 곧 겨울이 오겠지
노고단
내려오는 길이 구름에 묻혔다
환하게 저 먼 곳까지 볼 수 있었던 시야가 흐려졌다
순식간에 구름에 묻혀버린 것이다
구름속의 산책을 생각하며
한 컷!
돌아오는 길은 반대쪽으로 잡았다
그동안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천은사에 가 보기로 한다
화엄사 방향에서 오면 입장료를 받는데
인월에서 넘어가면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일주문 기둥 위의 공포가 화려하다
그 많은 것을들 이고 있자니 무겁나보다
보조 다리를 세워 놓았다
그렇게 되면 진정한 일주문은 아닐듯하다
다만 내 생각일 뿐이지만~~~
일주문의 지리산이라는 글씨가 많이 비틀렸다
흘려서 썼다고 해야하나?
알아보지 못하겠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지리산 천은사라고 이야기한다(http://www.choneunsa.org/)
옛 이름은 감로사(甘露寺)였는데
절에 이슬처럼 맑고 차가운 샘물이 솟아
이 물을 마시면 흐렸던 정신도 맑아진다고 했다.
그런데 임진왜란 때 절을 중건하던 중 샘가에 큰 구렁이가 자주 나타나
잡아 죽였더니 그 뒤로 샘이 솟아나지 않았다고 한다.
'샘이 숨었다'고 해서 절 이름을 천은사(泉隱寺)라고 바꾸었단다
이름을 바꾼 뒤부터 절에는 화재가 잦고 재앙이 그치지 않았다 마을사람들은 절의 물길을 지켜주는 뱀을 죽였기 때문이라고 두려워했단다 그 소식을 들은 조선 4대 명필 원교 이광사(1705~1777)가 '지리산 천은사'라는 편액을 써 일주문에 걸었더니 그 뒤로는 불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계곡도 멋지고 물이 흘러 내리면서 내는 소리도 콸콸 웅장하게 들린다 계곡을 자연스럽게 둘러싸고 수홍루를 가운데 두니 8자 모양의 연못이 되는 듯하다 수홍루 사방 한 칸 아담한 이층 누각 아래를 통해 피안의 세계로 들게 한다는 누각 무지개(虹)를 드리운다(垂)는 이름이다 저곳에 앉아 자연이 내는 소리를 들으며 시를 한 수 짓고 싶다 물론 아무 싯구도 떠오르지 않겠지만~~ 수홍루 아래 다리가 무지개 모양을 한 홍교다 범종각 천은사 극락보전 천은사 보리수나무 배롱나무 천은사 천수관음전 절의 뒷쪽에 큰 소나무가 보여서 가 보았다 뒤쪽에 있는 큰 산을 받치고 선 듯하다 절이 소유하고 있는 밭인 모양이다 각종 채소가 심겨져 있다 하늘이 몹시 아름답다 푸른 하늘 아래 지나가는 흰 구름과 먼 하늘까지 치솟은 나무가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맑은 가을날 다시 와 보고 싶은 곳이다 아마 그 때는 단풍을 보기 위해 길마다 인산인해를 이룰 것이다 겨울에는 차량이 통제될 것이고 결국 찾을 수 있는 계절은 여름밖에 없나?
승용차로 한 시간 정도의 거리라면 자주 올 것 같은데
너무 먼 거리가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언젠가 다시 올 수 있는 날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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