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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흔적

노고단(2015-9-6)

by 1004들꽃 2015. 9. 6.

이틀 째 비소식이 있는 가운데

선뜻 떠오르는 곳 노고단 구름바다!

그곳에 가고 싶은 마음을 실행에 옮기고야 만다

거의 두 시간을 운전하여 도착한 곳! 성삼재 주차장.

먼 산들은 구름을 이고 나무들은 검은 그림자를 입고 있다

구름 사이사이로 언뜻 보이는 하늘색 하늘은 너무 푸르러서

비가 내릴 징조인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 없게 한다

성삼재에서 보는 하늘은 순식간에 구름으로 뒤덮혔다가

맑은 하늘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구름에 갇힌 듯 맑은 하늘은 온전한 맑은 하늘로 보기는 힘들것 같고

지리산 10경 중 하나인 노고운해는 오늘같은 날 가장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비가 올똥말똥한 하늘의 구름은 이 산에서 저 산으로 마구 옮겨 다닌다

특히 전날 비가 내렸을 경우 더욱 멋진 그림을 보여준다

노고단으로 향하는 길목에 꽃 한 송이

홀로 외롭게 피어 있다

혼자라서 더욱 희게 느껴지는 꽃

등산로 중에서 이 길은 가히 고속도로라고 할 만하다

군데군데 쉬어 가는 자리에는 사람들이 차지하고 앉았고

길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은 여유롭다

꾸준한 오르막인데도 오르막을 느끼지 못하는 길  

계단으로 가는 길을 내버려두고

차가 다닐 수 있는 신작로를 따라가면

무넹기를 설명해주는 안내판이 보인다

노고단에서 전북으로 내려가는 물줄기 일부가 화엄사 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유도수로 224미터를 만들어서 매년 풍년농사를 이뤄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지로 길 아래로 귀를 기울여보면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그 물소리를 따라가보면 인공 수로가 보이고

그 수로를 따라가보면 굉음을 내며 흘러내려오는 물줄기를 만날 수 있다

무넹기 전망대에서 아래를 보면

S라인으로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을 볼 수 있다

산의 어두운 부분에 화엄사가 보이는데

사진에는 그 모습이 불분명하다 

이 물길이 무넹기의 물인것 같다 

아래로 폭포를 이루며 떨어져 내려 간다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의 종주 끝에 다다른 곳

약 30년 전 그때도 구름에 싸여 싸아한 기분에 휩싸였던 곳이다

지리산 종주의 종지부를 찍으며 얼마나 가슴 벅차 했던가?

지금은 올라갈 수 없도록 막아 놓았다 

 

노고단대피소 옆으로 난 돌길을 따라 걸어간다

편안한 길로 갈 수도 있지만 오르막을 선택한다

이 길은 꼭 걸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편안한 길을 걸어서 가면 이 곳으로 오게 된다

뭔가를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댄 사람

사진 속에서 고정되었다

이 사진이 없어지지 않는 한 저 사람은 허리를 펼 수 없을 것 같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흩어져 있다

일찍 나서서 토끼봉이나 반야봉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집에서 성삼재까지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불가능할 것 같다

거의 두 시간 정도 소요되니 왕복 4시간을 운전해야 한다

시간 계산을 하다가 그냥 포기하고 만다

이곳은

천왕봉까지 가는 종줏길의 입구다 

집에서 조금 일찍 출발하면

피아골삼거리까지는 갈 수 있겠다

점점 낮이 짦아지는 지금은 갈 수 없겠고

다시 다가오는 여름을 기다려야 할 형편이다

구름바다!

온 산으로 번져가는 바다의 물결

하늘에서 펼쳐지는 파도

망연자실

그냥 볼 수 있는 것밖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출입금지 지역에 핀 들꽃

구름을 배경으로 싱그럽다

노고단까지 이어주는 나무데크

조그만 아이 둘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놀면서 가고 있다

남매인 것 같다. 오빠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딸아이 손을 꼭 잡고 간다

이곳은 KBS 송신탑이다

전라도의 남북으로 이어주는 것일까?

쑥부쟁이

날씨가 추워서인지

가을꽃이 벌써 피었다

이곳에선 곧 겨울이 오겠지

노고단

내려오는 길이 구름에 묻혔다

환하게 저 먼 곳까지 볼 수 있었던 시야가 흐려졌다

순식간에 구름에 묻혀버린 것이다 

구름속의 산책을 생각하며

한 컷! 

돌아오는 길은 반대쪽으로 잡았다  

그동안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천은사에 가 보기로 한다

화엄사 방향에서 오면 입장료를 받는데

인월에서 넘어가면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일주문 기둥 위의 공포가 화려하다

그 많은 것을들 이고 있자니 무겁나보다

보조 다리를 세워 놓았다

그렇게 되면 진정한 일주문은 아닐듯하다 

다만 내 생각일 뿐이지만~~~ 

일주문의 지리산이라는 글씨가 많이 비틀렸다

흘려서 썼다고 해야하나?

알아보지 못하겠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지리산 천은사라고 이야기한다(http://www.choneunsa.org/)

옛 이름은 감로사(甘露寺)였는데

절에 이슬처럼 맑고 차가운 샘물이 솟아

이 물을 마시면 흐렸던 정신도 맑아진다고 했다.

그런데 임진왜란 때 절을 중건하던 중 샘가에 큰 구렁이가 자주 나타나

잡아 죽였더니 그 뒤로 샘이 솟아나지 않았다고 한다.

'샘이 숨었다'고 해서 절 이름을 천은사(泉隱寺)라고 바꾸었단다


이름을 바꾼 뒤부터 절에는 화재가 잦고 재앙이 그치지 않았다

마을사람들은 절의 물길을 지켜주는 뱀을 죽였기 때문이라고 두려워했단다

그 소식을 들은 조선 4대 명필 원교 이광사(1705~1777)가

'지리산 천은사'라는 편액을 써 일주문에 걸었더니 그 뒤로는 불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계곡도 멋지고

물이 흘러 내리면서 내는 소리도 콸콸 웅장하게 들린다

계곡을 자연스럽게 둘러싸고

수홍루를 가운데 두니 8자 모양의 연못이 되는 듯하다

수홍루

사방 한 칸 아담한 이층 누각 아래를 통해 피안의 세계로 들게 한다는 누각

무지개(虹)를 드리운다(垂)는 이름이다

저곳에 앉아 자연이 내는 소리를 들으며 시를 한 수 짓고 싶다

물론 아무 싯구도 떠오르지 않겠지만~~

수홍루 아래 다리가 무지개 모양을 한 홍교다

 범종각

천은사 극락보전

 

천은사 보리수나무

 

배롱나무

 천은사 천수관음전

절의 뒷쪽에 큰 소나무가 보여서 가 보았다

뒤쪽에 있는 큰 산을 받치고 선 듯하다

절이 소유하고 있는 밭인 모양이다

각종 채소가 심겨져 있다

하늘이 몹시 아름답다

푸른 하늘 아래 지나가는 흰 구름과

먼 하늘까지 치솟은 나무가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맑은 가을날 다시 와 보고 싶은 곳이다

아마 그 때는 단풍을 보기 위해 길마다 인산인해를 이룰 것이다

겨울에는 차량이 통제될 것이고

결국 찾을 수 있는 계절은 여름밖에 없나?

승용차로 한 시간 정도의 거리라면 자주 올 것 같은데

너무 먼 거리가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언젠가 다시 올 수 있는 날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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