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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기억

by 1004들꽃 2015. 11. 24.

기억


오랫동안 시를 쓰지 않아서
시상을 떠올릴 수가 없다
애초부터 시를 쓰지 않은 사람처럼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고 그저
뭔가 있을 것 같은
기억 속을 헤쳐 본다
애초에 기억 속에 뭔가는 있었던 것일까
무엇을 기억이라고 해야 하는 것일까
문득 스쳐간 떠올릴 수 없는 것들이
기억이라고 할 수는 있는 것일까
언뜻 스쳐간 그 무엇인가를 찾지 못해
우두커니 연필만 들고 앉아
언제까지나 종이 위를 서성이고 있다
글자와 글자와의 간격은
얼마나 더 멀어져야 하는 것인지
시간은 붙잡을 수도 없는데
가까워지기는 틀린 것 같다
뉘엿뉘엿 해 넘어가는 시간에도
글자와 글자는 서로를 밀어내고
잃어버린 시간들은 낙조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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