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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고독 64

by 1004들꽃 2012. 4. 1.

고독 64

 

- 기다림에 대하여

 

 

찾아갈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아직도 살아있다는 것이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는 사람도

돌아갈 수 있는 그리움이

마음 한구석에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모든 것으로부터 잊혀지는 것이다

기다림에 익숙해진 사람은

기다림이 없어지는 날을 위하여

고독과 친해질 수 있어야 한다

어둠이 온몸을 옥죄는 시간과

아무도 없는 텅 빈 공간과

누구에게도 말을 걸 수 없는 혼자인 시간과

그리움이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날에도 견딜 수 있는

든든한 심장을 가져야 한다

쓸데없이 눈물 흘리지 않기 위하여

내 속에 있는 눈물을 비워야 하고

쓸데없이 그리워하지 않기 위하여

내 머리 속의 생각도 비워야 한다

오로지 혼자가 될 수 있는 날을 위하여

모두 버리고 모두 잊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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