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것처럼
신부와 수녀가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게 되었다.
다행히도 잠시 후 그들은 작은 통나무집을 발견했고, 그 동안의 피로 때문에 그들은 재빨리 잘 준비를 했다.
그런데 통나무집에는 침대가 하나 뿐이었고, 방바닥에는 담요가 쌓여 있었고 침낭 하나가 있었다.
신사다운 신부가 말했다.
"수녀님, 침대에서 주무세요. 전 마루에서 침낭에 들어가 자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한 신부는 침낭에 들어가 지퍼를 올리고 잠을 청했다.
그런데 막 잠이 들려는 찰나
수녀님이 연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신부님~ 추워요."
그러자 신부는 침낭의 지퍼를 내리고 일어나 담요를 가져다가 수녀에게 덮어주었다.
이내 신부가 다시 침낭으로 들어가 지퍼를 잠그고 잠들려고 하는데 수녀가 또 말했다.
"신부님, 그래도 추워요."
이번에도 신부는 침낭의 지퍼를 열고 또 일어나 담요를 덮어주고는 침낭에 다시 들어갔다.
이제 눈을 좀 붙이려고 눈을 감는데 수녀가 애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신부님, 너~무 추워요."
신부는 그냥 누운 자리에서 말했다.
"수녀님, 한 가지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지금 우리는 아무데도 아닌 곳에 있는 셈입니다. 그러니까 여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를 거여요. 우리 마치 결혼한 것처럼 해 볼까요?"
수녀는 원하던 말을 듣는 순간 뛸 듯 기뻐하며 말했다.
"네, 좋아요! 찬성이예요"
그러자 신부는 갑자기 목청을 높인다.
"당신 자꾸 짜증나게 할래? 당신이 일어나서 직접 저 빌어먹을 담요를 갖다 덮으라고. 제발 잠 좀 자게 해 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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