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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행복 찾기(2001/11/27)

by 1004들꽃 2008. 5. 28.

행복 찾기(2001/11/27)

 

 

 

  글을 쓴다는 것은 마음의 정화작용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혼란의 세월 속에서 가끔씩 마음을 정리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컴퓨터를 켜 본다. 삑 소리가 한번 나면서 컴퓨터가 정상이라는 신호를 알려주고서는 부팅이 되면서 낯익은 화면이 모니터에 자리잡는다.
  아래 한글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지나 온 일들을 생각하면서 토닥토닥 한 자 두 자, 한 줄 두 줄 써 내려간다. 그렇게 몇 시간을 지내다 보면 폭발하고 싶었던 마음이나 남을 상당히 미워했던 마음까지도 서서히 정화되어 그동안 마음속에 품었던 증오, 또는 주체할 수 없이 기뻤던 일도 서서히 글을 쓰는 과정에서 글 속에서 마음 속에서  정리되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럴 때는 글자를 배우게 되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 갖은 욕설과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를 담아 민원서류를 접수시키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어쩌면 개인의 이기심의 발동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보았지만 그들도 그러한 것으로서 자신에게 불이익을 주는 권력에 조금이나마 분풀이를 했을 것 같다.
  우리가 가장 잘 접할 수 있는 것이 평소에 쓰는 일기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하루를 보내고 난 후 내가 혹시 남을 시기하지는 않았는지 내가 잘못해 놓고 남 탓을 많이 하지는 않았는지 등등. 일기 속에서 나의 마음을 정화시켜 보기도 한다.
  어쨌든 글을 쓴다는 것은 "나"를 위한 것이지 그 무엇도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시나 수필, 소설을 쓰는 사람도 자신 속에 들어있는 응어리를 풀어내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그러한 것이 궁극적인 결말에 가서는 많은 사람을 위하는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책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정화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신춘문예에 당선된 작품들을 보면 미친생각으로 보면 잘쓴것 같고 정상적인 생각으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생각들이 많이 눈에 띈다. 그러나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이란 말인가. 아무도 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글을 쓰든 읽든 글을 통하여 느끼는 행복은 그 어디에도 비길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행복을 멀리서 찾을려고만 하는 것 같다. 내가 있는 이 곳이 바로 행복을 만드는 장소이며 내 가정이 행복의 보금자리라는 평범한 진리를 애써 무시할려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두 평 남짓한 화단에 꽃을 심는 기쁨. 하다못해 아파트 베란다에 화분 하나 소중히 가꾸는 심정. 이 모든 것이 일기를 쓰는 소재가 될 것이고 행복으로 통하는 길이 될 것이다. 행복이란 것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욕심을 버리고 베풀면서 살아가다 보면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행복 속에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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