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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풍경 3

by 1004들꽃 2014. 6. 18.

풍경 3

 


네가 불어올 때 비로소
나는 울 수 있있다
내 울음소리에 너는
너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처마 끝을 휘감는 너의 몸짓에
나는 가장 아름다운
울음을 울 수 있었다
울음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너의 몸짓으로 알게 되었고
나는 울음 속에서도
웃음이 깃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울 때
사람들은 팔을 벌리고
먼 곳에서 오는 바람을 맞았다
가장 슬프게 우는 사람이
가장 맑게 웃을 수 있고
들리지 않는 사람에게도
바람은 스쳐 지나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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