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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흔적

창녕 화왕산(2017-10-17)

by 1004들꽃 2017. 10. 17.

참으로 오랜만에 화왕산을 찾았다

가파른 오르막이라는 생각만 있고

그 외에는 별로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정상에는 억새가 거의 키만큼 자라 있었고

산성을 복원해 놓았다는 생각

그 위로 걸었던 생각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걷는데

계속 오르막이다

이러다 산의 초입에도 다다르기 전에 지쳐 버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기도 했다

길목에 화왕산장 간판이 돌에 걸려 있다

인적은 없는데

건물의 안쪽에는 불이 켜져 있는 것으로 보아

영업을 하긴 하는가 생각되었고

주변에는 방갈로가 배치되어 있어 하룻밤을 유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요즈음은 멋진 풍광이 있는 곳에 마련된 깨끗한 시설이 많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문에 붙어 있는 "후지필름"광고문

그 옛날 사진관에서 카메라를 빌려서 필름으로 사진을 찍었던 생각이 난다

올림푸스 카메라던가? 필름 한 장당 두 장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로

필름값을 아낄 수 있었기 때문에 인기가 있었던 것 같다

이 광고문이 아직도 문에 붙어 있는 것은

그 옛날 추억을 떠올리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게을러서 미처 제거하지 못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아직도 필름을 팔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산장을 지나 잠시 올라가면

체육시설을 설치해 놓은 공원이 나온다

체육시설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산길이 시작된다

전체 등산로는 세 가지 종류다

2등산로가 가장 짧고 가파르다

11시에 출발한 관계로

빨리 가는 쪽을 택해 2등산로를 택했다

다음에는 1등산로로 한 번 가 보겠다고 생각을 해 본다 

3등산로는 화왕산 정상으로 곧장 향하게 된다

1등산로로 올라갔다가

3등산로로 내려오면 되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한 바퀴 돌아 내려올 것이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오르막을 잠시 쉬어 간다

소나무에 숨겨져 있는 바위가 이색적이다

사진에는 소나무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조금 더 올라가면

산의 정상 주변에 배치되어 있는 바위가 눈에 들어 온다

바위와 나무와 구름과 하늘 그리고 바람, 햇살

이제 단풍이 들기 시작한 모양이다

붉은색으로 물든 나뭇잎이 색다르다

초록색에 싸여 있는 붉은색

그리고 색을 잃어가는 갈색

계절의 끝자락에서 모두 버리고 다시 하늘로 돌아가는 소풍처럼

구름은 그 나뭇잎들의 영혼처럼 보인다

창녕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새의 부리를 닮은 바위에 한 점 포인트를 찍은 소나무 분재 하나 


서문에 도착했다

서문에서 정상까지는 300m

억새

사람들이 없으면 새가 되어

하늘을 날아다니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새

푸른 하늘 아래

억새가 장관이다

눈이 내린 듯

흰빛이지만

제대로 잡아낼 수 없다




정상에서 바라보면

복원한 화왕산성은

곽재우 장군의 화왕산 전투도를 보는 듯하다

산성에서

창녕 지역에 다가온 왜군을내려다보고 있는 형상이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아래: 화왕산성 전투도)


















허준세트장까지만

갔다오기로 했다

지난날 촬영했던 장면을 사진으로 전시해 놓았다

억새밭을 배경으로

대장금을 촬영한 장면이다

세트장에 가보면 언제나 그렇듯이

허접한 기분을 떨칠 수 없다

텅 빈 공간이다

안쪽을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없다

텅 빈 공간이다


다시 억새밭으로 돌아와

산성을 따라 걷는다

배바위까지 가 볼까 생각한다

도중에

쑥부쟁이가 한 무리 피어있다


억새의 은빛은

마치 눈이 온 듯 보인다

이정표를 보고 걸으면 1등산로가 나올까 했는데

표지판을 보니

날개에 해당하는 암릉길이란다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 다시 되돌아와

2등산로로 내려가기로 했다





억새와 갈대의 구별 방법이 방송으로도 나왔다

억새: 은빛 또는 흰색 1-2m, 주로 산에서 자람 -> 화왕산 억새

갈대: 갈색 3m 정도, 주로 물 주변에 자람 -> 순천만 갈대


억새에 취하여 헤맨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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