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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참 을씨년스럽다

by 1004들꽃 2019. 1. 30.


을씨년은 1905년 을사년에서 나온 말이다
외교권을 일본에 빼앗긴 을사조약으로
이미 일본의 속국이 된 것이나 다름없었던 당시
온 나라가 침통하고 비장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그날 이후로 몹시 쓸쓸하고 어수선한 날을 맞으면
그 분위기가 마치 을사년과 같다고 해서
‘을사년스럽다’라는 표현을 쓰게 되었다.
1905년을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1905년 11월 17일
또한 11월 17일은 순국선열의 날이다
국권회복을 위하여 헌신·희생하신
순국선열의 희생정신을 길이 전하고
위훈을 기리기 위하여 제정되었다
1939년 11월 2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제31회 임시총회에서
지청천, 차이석 등 6인의 제안에 따라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을사늑약을
잊지 않기 위해 이 날로 기념일을 삼았다
을씨년스럽다는 매우 쓸쓸한 상황,
날씨나 마음이 쓸쓸하고 흐린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다
2019년 1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는 눈이 내릴 예정이라고 한다
일기예보를 잘 믿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일기예보에 많이 기대는 경향이 있다
비 또는 눈이 예보된 전날인 30일 오전 날씨는
그야말로 을씨년스럽다
구름이 많고 하늘도 제 색깔을 드러내지 못한다
온통 잿빛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유리창에 비친 태극기도 제 색깔을 드러내지 못한다

사람들이 알고자 하는 욕망을 채우는 것은 어쩌면
타인에게 알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혼자 알고 있는 것은 왠지 싱거워서
뭔가를 과시하기도 하면서 알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는
재미를 느끼는지도 모른다
알게 된 것을 혼자만 간직할 것이라면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식량이 고갈되지 않는 한
하루 세 끼를 해결하는 방법만 알면 되는 것이다
시를 쓰는 행위도 그렇게 보아야 할까
계속 시를 써서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발표 지면을 확보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혼자서 발표하기는 부담스러워
지역 문학회에 가입하여 지역 문학지에 자신의 글을 발표하는 것이다
그러다 여건이 되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발간하기도 한다
끊임없이 책을 읽고 연구하고 책을 만들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하소연하고 따지는 행동들이
모두 “나”라는 존재를 알리기 위한 것은 아닐까
“나, 여기에 있다.”라고??
참 을씨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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