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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참 많이도 울었다

by 1004들꽃 2019. 11. 21.


참 많이도 울었다



소리도 없이 눈물도 없이
울음 같지도 않은 울음을
참 많이도 울었다
눈물도 나지 않는 울음은
속으로 강이 되어 흐르고
터벅터벅 걷는 길에서도
사방에 도사리며 쥐어 뜯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눈이 부시게 하얀 구름에
나도 몰래 출렁 흘러내리던
밉고도 측은한 마음
못되게 굴었던 지난날들이
후회로 다가오지만
아무것도 돌이킬 수 없다
미워했던 내 마음을 알고 있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젠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굳게 다문 입
용서하지 마라
평생 짊어지고 가도록
밤마다 가위에 눌려
다시 잠들지 못하도록
매일 걷는 길이 낯설게 다가오고
부끄러워서 울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
아무도 없는 산에 올라
펑펑 통곡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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