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청춘의 눈물이 묻어 있는 곳
골짜기 굽이굽이 흐르고 흘러
멍들고 멍들어 나뭇잎도 푸르다
세월을 잊은 듯 계곡을 따라 흐르는 선율
다랭이논 위로 굽이치고
안개 가득 아득하게 펼쳐진 여정
시간을 잊는다
세월을 잊는다
걸음걸음 새로워지는 길
추억들이 새로 씌어지는 길
봉우리 넘어가는 구름 따라
인생도 그렇게 넘어갔으면 좋겠네
나무 한 그루 살지 못하는 천왕봉에 앉아
생명을 꿈꾼다
비상을 꿈꾼다
다시 태어나는 것들이
지리산을 닮았으면 좋겠다고
부서지고 깨어지고 피멍이 들어서
섬진강 오백 리 삶을 이어가는
지리산을 닮았으면 좋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