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굴산 둘레길 공사를 거의 마무리했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둘레길 탐방에 나선다
자굴산 둘레길은 수평환원형 등산로로 다른 지역보다 접근이 쉬운 편이다. 또한 기존 등산로와 연계하여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둘레길을 걸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걷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세 시간 정도로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해발650m에 침ㆍ활엽수림대 경계선상에 비목, 노각나무, 사람주나무 등 다양한 임상을 관찰할 수 있고, 형제바위, 절터샘, 신선대, 장군바위 등 주요거점을 통과하며 사계절 변화되는 경관을 볼 수 있다. 이번 둘레길 공사는 10월경 완성될 예정인데 완성되고 나면 총 연장은 7.3km가 된다.
쇠목재에서 시작하여 쇠목재로 내려오는 길이다.
기존의 등산로를 막고 새롭게 길을 내면서 방부목으로 계단을 설치했다.
조금 올라가면 정자를 만날 수 있다.
잠시 쉬어 가면서 여장을 정리할 수 있다
정자가 세워진 지 오래된 모양인지 칠이 벗겨진 상태다.
관리를 위해서 다시 칠을 할 필요가 있겠다.
정자에서 조금 가면 오른쪽에 계단길을 만날 수 있는데 둘레길을 돌기 위해서는 이 길로 가야 한다.
직진하여 가면 정상으로 오를 수 있다
온전한 둘레길이 아닐 때는 이 길로 가서 정상에서 한 바퀴 돌아 다시 이곳으로 내려와야 한다.
둘레길의 중간중간 쉬어 가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쉬는 곳마다 이정표를 세웠고 걸어온 길과 가야할 길의 거리를 알 수 있다
저 멀리 대의면 지역이 보인다
간밤에 비가 온 관계로
땅은 촉촉히 젖어 먼지도 나지 않고 상쾌한 발걸음으로 길을 걸을 수 있다
절터샘을 지나 칠곡 내조 마을 풍경이 환하게 펼쳐지는 곳이다.
등산객들은 이곳을 보고 다음에 다시 와 보고 싶은 곳이라고 이야기들 한다.
사람주나무.
사람같이 생겼다고 사람주나무라고 한다.
나무들이 사람을 닮았다고 하는데 사람의 형상인지 나무의 형상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한 몸통에서 분리되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것들은 다 이런 모양인가?
사람주나무를 뒤에 두고 잠시 이동하면 폭포를 만날 수 있다
간밤에 비가 많이 왔던 모양이다
폭포가 한두 군데가 아니고
지난밤 내렸던 비를 품었다가 여러곳에다 폭포를 만들어 낸다.
사시사철 이렇게 정겨운 풍경을 보여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전망대를 지나 다시 폭포다.
신선놀음을 해도 좋겠다
이곳에서부터 새롭게 난 길을 걷는다.
바로 위쪽으로 가면 베틀바위를 지나 정상으로 가고
이곳으로 가면 새로운 둘레길을 걸을 수 있다.
산뜻한 신작로를 걸어가는 기분은
환상적이다.
발자국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밤 비로 인하여 발자국이 지워졌겠지만
첫눈이 오는 날 아무도 밟지 않은 길을 걷는 기분.
아직까지 정비되지 않은 길이라
조심스럽게 걸어야 한다. 버려진 플라스틱 물병이 거슬린다.
이곳 뿐만 아니라 길을 따라 계속 흩어져 있다.
나중에 한꺼번에 치우겠지만 매일 수거해 버리면 나중에 편할텐데~~
기이한 나무도 구경하고
숲의 향기를 맡으며
길과 함께 길이 되어 걸어야 하는 것이다
둘레길을 돌아서 가례방향으로 다가가면
가례면에 있는 사회진흥연수원이나 학생교육원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아마도 이곳에는 정자가 세워질 모양이다.
여태껏 숨어있었던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물만 많이 흐르면 지리산 천왕샘에 못지 않을 만큼 멋진 경관이다
아직도 한창 공사중이다
공사를 하는 인부들이 버린 플라스틱 물병, 우유팩, 1회용 장갑들이
길의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하루 일을 마치고 주변에 있는 쓰레기를 모아서 가져 간다면 좋을텐데~~
자굴산의 속살들이 드러나 절경을 이루니
산은 다시 태어난 듯 찬란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아닐까
낮에만 보는 길이 아닌 밤에도 볼 수 있는 길이라면?
아름다운 숲과 벌레 울음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은 낮에 다니는 것과 대조적으로 누구든 마음속에 설렘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연인과 함께, 동호회와 함께 걷는 길은 영원한 추억의 명소로서 마음속에 자리하게 될 것이다. 밤이 되면 시계가 제한되어 기본적으로 먼 산이나 산 아래 펼쳐진 마을의 형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낮에는 예사로 보았던 나무들의 냄새와 나무들이 전하는 소리를 마음으로 전해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너무 캄캄한 밤에는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워 걷기를 꺼려할 수 있는 단점이 있는데 그 해결책은 바로 조명이다. 전 구간에 조명을 설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나 둘레길 구간 중 시작에서부터 처음 만나는 정자가 있는 곳까지 색깔이 다른 조명을 은은하게 펼쳐 놓았을 때 밤길을 걷는 이들에게 충분한 황홀경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 절약 시책 때문에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절을 만들기 위해서 이곳저곳 훼손을 하였는데
이번 기회에 모두 없애버렸으면 좋겠다.
절을 만들기 위한 흔적. 흉물이 되어가고 있다
부처손들이 비를 만나 제대로 피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광경은 비가 온 뒤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진귀한 광경이다.
이곳을 돌아 나가면 다시 처음 시작했던 임도를 만날 수 있다
약 세 시간 정도의 길이라면 휴일 산책길로도 적당하다. 먼 거리가 아니기 때문에 쉬엄쉬엄 즐기며 걸을 수 있다.
사람들은 경험을 만들고, 또 그 경험을 통해서 글의 소재를 찾기 위하여 산을 찾는다. 산에서 시를 만난다면 마음의 풍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에서 읽는 시는 유명한 작가가 쓴 시가 아니어도 좋다. 시를 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지역마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문인협회가 있다. 의령에는 의령문인협회가 있다. 산길에 시화를 전시할 계획이라고 하면 선뜻 시를 내 놓을 것이다. 다른 지역도 아닌 시인들이 생활하는 고장에 전시할 시를 부탁하는데 들어주지 않을 시인은 없을 것이다. 시를 읽으며 산길을 걷는 재미는 또 어떨까?
한때 자굴산 둘레길 전망대에 시화전을 하면 어떨까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기상상황을 견딜 수 없다는 생각에서 포기하고 말았다. 두고두고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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