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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향기

잊고 사는 것

by 1004들꽃 2013. 7. 5.

잊고 사는 것

 

 

모두 기억하기엔

생이 너무 부담스러워

편한 것만 받아들이는

이기주의를 선택한다

 

도시의 한 귀퉁이 행상에서

먹고 싶지 않은

군고구마 한 봉지 샀다는 것으로

양심을 다스릴 필요는 없겠지만

 

눈이 내리고

또 비가 내리는

계절의 변화 속에서

자신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목에 핏대만 세우고 있는

쓸쓸한 그림자를 발견하지는 않았는지

 

잊고 사는 동안

장롱 밑의 먼지처럼

콘크리트 아래에서 썩어가는

은행나무 뿌리처럼

골방에서 신음하고 있는 동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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