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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흔적

운주사(2011.08.05)

by 1004들꽃 2011. 8. 6.

영귀산 운주사. 구름이 거처하는 곳이라. 천불천탑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젠 천불천탑은 아닌것 같다. 그옛날 하늘의 주신이 죄를 지은 신들을 땅으로 내려보내 천불천탑을 쌓으면 죄를 용서해주겠다고 하여 이곳 운주사에서 천불천탑을 짓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미처 세우지 못하고 드러누워있는 불佛도 있고  쌓다가 무너져버린 탑도 있다. 천불천탑을 그 옛날 만들었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현재의 상태로 보면 천불천탑이 되지 않으니 천불천탑을 이루지 못해 하늘로 오르지 못한 신들이 구름이 되어 이곳에 머무르고 있다고 해서 운주사라는이름을 가진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어쨌든 절은 고향의 오솔길을 걷는듯 푸근하다. 날씨가 더운 것을 빼고나면. 

 한여름의 절에 가보면 대부분 배롱나무가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운주사의 관문 일주문을 지나면 9층석탑이 방문객을 반긴다. 

 

 불과 탑은 제각각 특이한 모습을 보이며 제멋대로의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하늘에서 쫓겨 내려온 신들이 만든 탑이라고 하면, 그 모습은 그 신들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장난기 많은 신.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탑은 무너져 내리려 하는 모양이다. 차라리 무너지는대로 놔두는 것도 좋지 않을까?

 대웅전 앞의 탑도 초라하기 그지없지만, 그럼에도 각진 탑들보다 사람에게 더 가깝게 느껴진다.

 

 

 

 쌍불은 하염없이 누워 마음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언제 일어날까 생각해 보지만 아무도 일어나라고 하는 사람이없으니 일어날 수도 없다. 그래서 눈을 감고 말없이 누워 있는 것이다. 

 산 정상의 저 무덤은 누구의 것인지? 가보고 싶었지만 포기하고 만다.

 2008년 4월, 산불이 났다고 한다. 앞산과 뒷산이 모두 불에 타 지금은 민둥산이다. 어린나무를 많이 심었는지 지줏대 모습이 하얗게 드러나 있다. 불탄 흔적 위로 고사리가 지천으로 피었고 산은 저절로 복원력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차라리 저런 조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운주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1교구 본사인 송광사의 말사로, 임진왜란 때 법당과 석불, 석탑이 많이 훼손돼 폐사로 남아 있다가 1918년 16명의 시주로 중건됐으며, 사찰 주변은 1980년 6월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1942년까지는 석불 213좌와 석탑 30기가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석탑 12기와 석불 70기만 남아 있다고 한다.

 오는 길에 해가 지는 장면은 오늘 하루를 마감하는 압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카메라는 태양이 만들어내는 기이한 풍경을 담아내지 못하고 만다. 태양의 주위로 용광로에서 빠져나오는 실핏줄같은 가느다란 빛이 길게 태양 주위로 어리어 있었지만 사진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사진 속의 태양을 바라보고 있어도 눈이 부시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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