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가있는풍경

여름풍경

by 1004들꽃 2021. 7. 12.

여름풍경

 

 

낮이 길어진만큼 해를 볼 수 있는 시간도 많아

해를 많이 본 땅은 뜨겁다

잠깐 스쳐가는 계절인데도

뜨겁게 달구고 가는 계절의 힘이 무섭다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모심기 한 논에는 개구리가 같이 자라고

이 계절이 가면 누렇게 익은 벼들이

한 논씩 없어지겠지

더워서 죽겠다고 하면서도

더위 핑계 대면서 미루어 왔던 일 해야 할 것 같아서

이 계절을 보내기 싫어진다

한해의 한복판을 지나는 계절

이 계절이 지나면

금세 한해가 지나가겠지

미루었던 일 챙기기도 전에

겨울이 오고

자꾸 늙어 가는데

부채만 부치다 노인이 된 사람은

노인대접 해 주지 않는다고

무논 악머구리처럼 개굴거리는데

계절은 쉬지도 않고

다시 여름

또다시 여름

 

 

'시가있는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꼰대  (0) 2021.07.26
나는 어디로  (0) 2021.07.19
갈등  (0) 2021.07.08
시간의 흐름  (0) 2021.07.05
신록  (0) 2021.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