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풍경
낮이 길어진만큼 해를 볼 수 있는 시간도 많아
해를 많이 본 땅은 뜨겁다
잠깐 스쳐가는 계절인데도
뜨겁게 달구고 가는 계절의 힘이 무섭다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모심기 한 논에는 개구리가 같이 자라고
이 계절이 가면 누렇게 익은 벼들이
한 논씩 없어지겠지
더워서 죽겠다고 하면서도
더위 핑계 대면서 미루어 왔던 일 해야 할 것 같아서
이 계절을 보내기 싫어진다
한해의 한복판을 지나는 계절
이 계절이 지나면
금세 한해가 지나가겠지
미루었던 일 챙기기도 전에
겨울이 오고
자꾸 늙어 가는데
부채만 부치다 노인이 된 사람은
노인대접 해 주지 않는다고
무논 악머구리처럼 개굴거리는데
계절은 쉬지도 않고
다시 여름
또다시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