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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나는 어디로

by 1004들꽃 2021. 7. 19.

나는 어디로

 

 

집에서 직장으로 다니는 길 위에 나는 없다

목적지도 없는 길을 수도 없이 다녔다

내가 내 등을 떠밀어 문 밖으로 내 보내는데

등을 떠밀려 가는 사람은 내가 아니고

등을 떠미는 손도 내 손이 아니고

 

물끄러미 바라보는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도 그가 아니고

나도 내가 아니고

 

영문도 모른 채 점을 찍었는데

점들이 모여 그림이 되었다

나는 매일 나사만 조이는데

매일 밥을 먹을 수 있다

그래서 밥벌이가 지겹다고 했나

 

살아가는 것도 지겨워 그만 어디론가 가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할 지 알 수가 없다

다녀 오겠습니다는

어디에 다녀온다는 말인지

직장에 다녀오는 것이 되었다가

집에 다녀오는 것이 되었다가

나는 어디로

너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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