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세상을 많이 살았다고 생각했다
세상을 산만큼 많이 안다고 생각했다
생각만큼 할 수 있다면
못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정작 나이가 드니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나를 피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나도 만나기 싫은 사람이 많아지고
자주 만나는 사람만 만나면서
말은 더 많아진다
말이 많아지는 것은 합리화의 표현
말을 줄여야 하는데도 자꾸 말이 많아진다
했던 말 하고 또 했는데
돌아서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처럼 무덤덤하다
최근 일은 하얗게 기억이 나지 않고
옛날 기억만 들추어내는 시간
매일 똑같은 날이 반복되는 것처럼 시간은 멈춰
만나는 사람마다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또 한다
듣지도 않는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