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만남
어떤 만남이 있었다
속에 있는 이야기를 숨기고
술잔에 푸념을 털어 넣고 있었다
물잔에 물을 가득 채우고
소금이나 설탕을
손가락으로 조금씩 집어넣었던
초등학교 과학 시간이 생각났다
물잔의 배가 불러지고
터질 때까지 소금을 집어 넣으면서
마침내 배가 터지는 광경을 보며
실험의 결과보다
물잔을 넘어 쏟아지는 물을 보며
탄성을 질렀던 시절이 생각났다
얼마나 소금을 먹어야
배가 터지지 않을까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책상위에 질펀하게 널려있는
실험의 결과들은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만나지 않아야 할 만남이었는지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은
축구공이 움직이는 데로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종소리가 들리자
모두 교실로 들어갔다
운동장은 텅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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