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랑이의 꿈
햇살 가득한 봄의 문턱에 서서
지난 겨울의 황량함을 생각해 본다
아지랑이의 꿈이
눈 속에서 익어가고 있었을 무렵
자라목을 하고선
아무 말도 듣지 않았던 이기심
봄 햇살은 모두를 용서하는 것인가
묵은 때를 벗겨내는
봄비며 꽃샘바람이며
그 모든 것들이
다시 봄을 피워내기 위한
진통은 아니었는지
온통 봄을 만드는 소리 분주하고
마당 이쪽저쪽에서 돋아나는 풀
뽑지도 못하고 그저 바라볼 뿐이다
풀밭이 되어버릴 마당과 함께
한 해의 게으름은 시작되고
아지랑이의 꿈을 좇아
꿈나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