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하루 종일 비 내리는 날
잿빛 하늘이 쓸쓸해지고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이
빗물처럼 처량해진다
스쳐가는 바람처럼
가고나면 다시 오고
또 말없이 가 버리는 게 세월
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의지와 상관없이
세월의 무게에 짓눌리고
생에 집착하는 것
분명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
산다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때론 웃으며 때론 화내고
또 서글프다가
그러다가 행복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가끔씩
반가운 편지를 받는 날도 있겠지
뭐 이런 게 사는 것 아닌가?
그치지 않은 빗소리에 젖어
잊혀져 가는 얼굴 떠올리며
보내지도 못할 편지를 쓰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