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거리
희뿌연 어둠이 오르고
밤하늘 짙어 가면
도시는
고독한 사내들의 도피처가 된다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은
삶의 냄새들이
여기저기 선술집에서
비릿하게 전해져 오고
도시 어느 곳에도
쉴 곳은 없다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를
시간 속에서 삶의 무게에
짓눌려 휘청이는 나그네
어두워지는 만큼
색깔을 잃어간다
불 꺼진 창문 사이로
구름인지 바람인지
옷깃을 여미게 하는 밤 향기가
생을 재촉하는 밤
별빛은 눈물이 되고
거리는 회색으로 잠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