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71
하지 말았어야 했던 말
이미 멀리 흘러가 버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
흐르는 강물 앞에 쭈그리고 앉아
바람을 맞으며 생각해 본다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고 지우는 조사처럼
사람의 일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데
강물 위에 쓴 시는
흘러가면서 사라져 버리고
혼자서 실컷 외로워져서
외로움에 지친 사랑이
다시는 외롭지 않도록
새들이 쉬고 있는 저녁 강가에 나가
붉은 노을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비워진 마음에
다시 새소리가 들리고
외면했던 바람소리가
가슴으로 흐른다
만져지지도 보이지도 않는 마음
새털처럼 두둥실 허공에 올라
사랑이라는 글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