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일 년 만에 다가오는 날
의미 없는 일에 의미를 담는다
언제나 다가오는 날 중의 하루일 뿐이다
어쩌면
또 일 년을 살아냈구나
큰 숨으로 안도하는 날이다
곡식을 심고 수확하는 일처럼 일상적이다
모두 그 일상에서 살아가는 일을 인생으로 삼고 있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많은 사람들이 곳곳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생일을 보내고 또 맞고 있을 것이다
눈물겨운 날로
때로는 아픈 기억으로
어쩌면 기뻐했던 날도 있었을 것이다
의미 없는 날에 의미를 붙여서
기억하고자해서 생긴 일이다
살아가는 모든 날을 기억할 수 없어서
다 기억하고 기록하기엔 너무 게을러서 생긴 일이다
나는 오늘도
좋았던 모든 날을 기록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매일 후회할 것이지만
여전히 기록하지 못할 것이다
생일날 아침 미역국을 먹으면서
또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