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나의 슬픈 피로 만든
잎과 꽃 그리고 껍데기
뿌리에 닿기까지 피를 흘린다
상처에서 흘러내린 피가
잎과 꽃과 껍데기를 녹여
다시 생명의 피를 만들 때까지
아물지 않는 상처
닿을 수 없는 곳에서 몸부림치는 너
그저 바라볼 뿐인 나의 상처는
아물지 않고 무늬가 되었다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맞으며
상처도 일상이 되는 것을 알았다
상처는 안으로 깊이 박혀
보이지 않는 상처가 되었지만
지워지지 않아 다만 슬프다
나이테 깊숙이 새겨진
내 슬픈 날들의 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