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일
아직도 후회할 일 있거든
언제 뜯길지 모르는 뒷골목 포장마차에 앉아
술을 마셔라
아직도 욕심나는 일 있거든
동네 어귀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할머니의 눈동자를 보라
투명하고 싶어도 투명하지 못한 죄
씻어버리고 싶거든
밤새도록 흔들어도 투명해지지 않는 막걸리를 마셔라
막걸리가 발효될 때쯤이면 정신이 맑아지나니
그대들이여
막걸리에 취해 눈이 내리는 줄도 모르고
막걸리에 취해 새벽이 오는 줄도 모르고
흐리멍덩한 눈동자로 세상을 보라
상자에 갇혀 알을 낳으면서도 부지런히 먹이를 쪼는 닭과 같이
두 눈을 감고 숨죽이며 살아라
개나리 소리 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