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에 대하여
나는 너의 입술을 바라본다
내 까끌한 입술이
추위에 부르튼 입술이
너의 그 붉은 입술에
가까이 가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서
그래, 다행이구나
내 입술이 부르튼 것이!
술이 취해서 다행일 때가 많았다
언제나 술에 취하고 싶었다
술에 취하면
나는 너에게 사소해지기 때문이다
사소한 일들은
나만의 시간에서 사소하지 않았다
나의 시간들은 너에게
그저 사소함이겠지만
너의 시간들을 나에게 펼쳐놓고
사소함의 시간을 완성해 간다
계속되는 부부싸움에서
부부를 완성해 나가고
아이들과 싸우면서
끝내는 슬퍼지고 떠나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눈 여겨 보지 않았던 것들
귀 담아 듣지 않았던 것들
어깨 위로 살포시 내려앉을 때
나는 그만 사소한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