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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흔적

법계사 다녀오기(2015-12-25)

by 1004들꽃 2015. 12. 26.

일주일 안에 연이어 법계사를 향했다.

이번에는 마누라와 함께다

지리산의 겨울이라 추위를 걱정했지만 날씨는 그렇게 춥지 않았고

걷는데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였다

하늘은 누부시게 맑았고 중산리 주차장에서 저 멀리 천왕봉이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중산리 주차장에서 보는 천왕봉이 너무 눈부셔서 금방이라도 가 닿을 듯

눈 앞에서 흰 눈이 그려낸 눈부신 흰 선을 휘감고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손짓하는 것 같았다

아~~ 저곳이 천왕봉이다

하지만 오늘은 법계사까지만 갈 것이다

순두류 쪽으로 갈까 생각했지만 주차장에 도착하니 10시 10분 버스가 막 떠난 후였다

다음 버스는 11시.

그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고 칼바위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칼바위 방향으로 가면 맨 먼저 만나는 문이 통천길이다

통천문을 향해 가는 문이어서 문의 이름을 "통천길"이라고 붙였나보다

하늘을 보니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이 맑았으나

사진을 찍고 확인해보니 그렇게 맑게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렇게 사진을 올려보니 그 맑음의 기분을 느낄 수는 있다

구름 한 점없는 지리산의 하늘

어디에서건 볼 수 있는 하늘이지만

이 지리산 속에서 보는 하늘이니 더욱 감회가 새롭다

담배를 피우던 시절, 국립공원에서도 담배를 피웠던 시절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종주를 하던 중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에서

맑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담뱃불을 붙이는 모습이 찍혔던 시절이 생각난다

아련한 그 사진 한 장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칼바위에 도착

그렇게 칼과 비슷한 모습은 아니지만

칼바위로 이름 붙였기 때문에 저 바위는 칼바위가 되었다

칼바위는 그래서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고

지리산 천왕봉을 어디로 갈 것인가를 이야기할 때

칼바위 쪽으로 간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러면 모두 알았다고 끄덕일 수 있는 것이다   

계속 하늘을 보며 걸어간다

쉬엄쉬엄 쉬어가면서

하늘과 바람과 나목과 바위와 길을 보면서

걸어서 간다

언제 어디에 도착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고

그저 걷는 것이다

햇빛의 방향

내가 보는 햇빛의 방향에 따라서

하늘의 색깔은 바뀐다

흐리게도 진하게도

또는 눈부시게도 바뀌는 것이다

빛을 등지고 보는 하늘은 푸르고

빛과 함께 보는 하늘은

찬란하다

망바위 아래에 도착했다

지난주에 보았던 눈은 보이지 않는다

눈은 다 녹았고

바위만이 사람들을 반긴다

해발 1,177m

망바위

무엇을 그리도 바라보았을까

무엇을 그리도 기다렸을까

애타는 마음 아무도 몰라

바위가 되어 이름도 망바위가 되었다

나뭇가지에 해를 집어 넣고 보면 하늘의 명암도 달라진다

화면에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도록 해를 배치하면

역광모드가 된다

밤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로타리대피소 근처에 도착했다

천왕봉이 가장 잘 보이는 위치다

눈보라가 휘날릴 때와

이렇게 날씨가 맑은날

천욍봉은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돌아오는 길

천왕봉을 한 번 가 보아야겠다는 생각은 끊임없이 머릿속을 맴돈다

나서면 되는데 그 나서기가 잘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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