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기억
바람이 불 때마다
내 이름이 실려 올까
처량한 낮달이 기울 때
나를 불러 주는 사람 있을까
기다림도 없는 하루가 지나가고
그리움도 없이 그냥 지나가고
별빛 없는 적막 속에서도
별은 스쳐 가는데
누구도 그리워지지 않고
하루는 흔적도 없이 또 그렇게
짙어가는 나뭇가지는
슬쩍 봄을 치워 버리고
마파람 끈끈해질 무렵에는
하늘에서도 뚝뚝
눈물이 흐를 것 같다
꽃을 피우며 흘린 눈물과
지는 꽃의 기억이
바람에 묻어서 오는데
아무도 그립지 않고
아무도 찾는 이 없는 하루가
그리움도 없이 그냥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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