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5년 흔적

모산재(2015-6-6)

by 1004들꽃 2015. 6. 6.

실로 오랜만에 산을 찾았다

그동안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매일 새벽에 일어나 걷다 뛰다를 반복하며

거의 1시간 정도를 돌아다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일을 약 2달 가까이 했다

집안 행사나 근무 때문인 것도 있었지만

아침에 돌아다닌 것으로 한 주의 운동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생각해 버린 모양이다

변함없이 새벽에 돌아다니다 깜박 잠이 들었고

이러다 하루종일 잠을 자겠구나하는 생각에 무거운 눈꺼풀을 데리고 산을 찾았다

다시 모산재다.

푸른 하늘과 녹음이 어울려 가장 보기좋은 계절이다

간간이 구름도 끼어 시원함도 느낄 수 있었고 산길을 다니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 

이런 날 혼자서 뚜벅뚜벅 산길을 걸어가노라면

흥얼흥얼 콧노래도 새어 나온다 

바닥에 딱 올라붙은 그림자가 자기 주인의 움직임을 따라하고 있다

그림자의 모양을 보고 추측하자면

그림자의 주인은 모자를 쓰고 있으며 베낭을 메고 있고 긴팔 티셔츠애 긴 바지를 입고 있을 것이다

점점 불어나는 깃발(?)

이곳에 오면 의령문협 광고 깃도 만들어서

산을 다닐 때마다 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바위에 뿌리를 내린 철쭉

얼마나 더 자랄지 알 수 없지만

저렇게 되기까지 겪었을 비와 바람과 밤과 낮.

그리고 봄여름가을겨울을 두루 견디어 낸 끈기를 읽어낼 수 있다

알맞게 어울어진 구름을 보며

잠시 쉬어간다

구름이 끼어 시원한 듯 했지만

계절이 계절인 탓에 모자를 타고 툭툭 떨어지는 땀이

산길을 적신다  

풍경과 풍경이 겹쳐

진풍경을 만드는데

한가롭게 떠도는 구름은

나그네의 발길을 잡는다 

돛대바위에 도착했다

낯선 풍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볼수록 낯설다

낯설다는 의미는 지겹지 않다는 뜻이다  

병풍처럼 늘어선 바위

공룡능선을 받치고 서 있다 

스치고 지나갈 때는 몰랐는데

한참을 쳐다보고 있으니

짐승의 형상을 드러낸다

무엇처럼 보이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소나무 분재 하나

뿌리 하나로 돌을 잡고

몸을 지탱하며

잎을 피워내고 있다 

쓰레기 투척 금지

-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

- 쓰레기는 되가져 가시기 바랍니다

뭔가 좀 딱딱하다 

차라리 이 표지판은 없는게 나을뻔했다

모산재 표지석을 중심으로 저 멀리 황매산이 보인다

다시 저곳까지 걷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


사계절 산의 모양은 달라서

산에 오르면 항상 새롭다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는 집에서 가깝기 때문이다

단 시간에 오를 수 있고

바위를 타고 걷는 길이 좋다

주변 풍광이 좋고

급할 때 빨리 집에 도착할 수 있다

아는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고

따라서 산에서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도 좋다

그래서 산에 올 때는 캔맥주 한 개만 가져 온다 - 칼로리 보충용으로 -

장승조각가 선생의 작품을 여기서 또 만난다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싱그러운 초록

바위가 좋아하는 색깔은 초록인 모양이다 

지난번에 왔을 때 한창 공사 중이었던 곳

안전한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걷기에는 좋지만

그만큼 스릴은 없어졌다 

마지막 마무리는 소나무숲길이다

산행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소나무 술길을 걷는다는 것은 축복이다

마지막 길에서 삼백초차와 단술을 팔고 있었지만

그냥 스쳐 지나왔다

지난번 산행끝에 마셨던

삼백초차 향이 코 끝을 스쳤다 

'2015년 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벽소령 임도 걷기(2015-7-4)  (0) 2015.07.05
모산재(2015-6-27)   (0) 2015.06.27
남해 금산(상주)  (0) 2015.05.17
황매산 (2015-4-27)  (0) 2015.04.27
가야산 만물상(2015-3-28)  (0) 2015.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