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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말에 대하여

by 1004들꽃 2009. 7. 27.

말에 대하여


분명하지 않은 것 때문에 말이 생겨나고 생겨난 말 때문에 또 말이 생긴다

말이 말로서 사라진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겠지만
말은 말의 위력을 앞세워 폭력을 만들어 낸다
말이 폭력이 되었을 때 말은 말이 아니고 무기가 된다
무기가 된 말이 상처를 만들고
상처는 상처를 만들어 상처 사이로 번져 나간다
이유 없이 만들어진 상처는 이유 없이 쓰러지고
쓰러진 상처를 상처가 짓밟고
상처는 상처위에 군림하여 스스로 위대한 말이 된다
상처가 썩어 흘러내릴 때 위대한 말도 흘러내리고
분명한 것은 분명하지 않는 것이 된다
분명하지 않은 아득한 시간에 말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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