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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말없는 바다

by 1004들꽃 2008. 5. 28.

말없는 바다


아무도 몰래 동굴 속으로 들어가
고함을 지르고 나오다
되돌아온 소리에 뒤통수를 맞았다
하지 않았어야 될 말 때문에
상처받은 자들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웅성거린다
태풍이 지나간 후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반짝이는 바다위로
갈매기 한 마리
흰 선을 그리며 지나간다
바다 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바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누군가가
다시 바다를 찾을 수 있도록
모른 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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