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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흔적

마산 저도 용두산

by 1004들꽃 2011. 10. 1.

일명 "콰이강의 다리"로 유명한 저도. 의령에서 진동을 거쳐 구산면에 있는 저도로 갔다. 연육교가 설치되어 섬이 아닌 섬, 저도에는 사람들만 다닐 수 있도록 1987년에 놓은 연육교가 있고 2004년도에 새로 신연육교 만들어져 자동차도 왕복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만 다닐 수 있는 철제 연육교에는 연인들의 사랑을 자물쇠에 채워 놓으려는 듯 연인들의 다짐을 적은 열쇠들이 줄지어 매달려있고 다리에도 빈틈이 있으면 하트표시가 그려진다.

신연육교는 디자인에 촛점을 맞춘듯 웅장하고 아름답다. 옅은 회색으로 칠을 한 아치는 하늘의 구름색과도 어울려서 하늘의 구름바다를 거니는 한 척의 배처럼 여유롭다.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양식장에 하얗게 떠있는 것들이 육지에서는 밭에 풀이 자라지 못하도록 비닐을 씌우는 멀칭재배방식을 떠오르게 한다. 하늘과 바다는 그 색깔이 많이도 닮아있다. 먼 섬들은 먼 바다로 밀려가는 배처럼 아득하다. 

"살아있는 동안 내 가슴에 담아 둘거야" 연인들의 다짐이 영원하도록 기원해 본다.

다리를 지나면 포장도로로 접어들고 몇몇 식당을 지나면 산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이곳으로가면 용두산 정상을 찾기가 힘들지만 사전에 길을 숙지하지 못하고 와버린 탓에 이 길로 접어들고 말았다. 정상을 찾아가는 길은 조금 더 걸어서 고기고 횟집 옆으로 난 논길을 지나서 곧장 올라야 한다. 그렇게 용두산 정상을 밟고 비치로드를 한 바퀴 돌아서 내려와야 정상적인 산행길이 되는 것이다. 아무튼 어떤 길이든 걷기 위해 나선 길이니 어떻게 걷든 무슨 상관이랴. 

길은 여러 갈래여서 가고 싶은 곳으로 가면 된다. 하지만 한 방향을 고집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계속 왔다갔다를 반복해야 한다.

산길은 소나무 사이로 나 있어 향기롭다. 섬길이기 때문에 양쪽으로 바다가 보인다. 깊은 숲으로 들어가면 잘 보이지 않지만 이내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나오게 된다. 숲속에서 보이는 푸른색은 바다인지 하늘인지 착각하게 만들고 혼자서 걷는 길에서 나는 부스럭거리는 소리는 발길을 재촉하게 만든다.

저 멀리 콰이강의 다리와 신연육교가 보인다.

 

이정표를 따라 등산로로 걷는다. 가다보니 계속 내리막이다. 바다로 빠져나가는 길이 아닌가 생각을 했는데 한참을 내려가니 다시 비치로드로 향하는 길이 나온다.

오르막을 다 올라 정상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는데 착각이다. 비치로드의 중간에 올라오고 말았다. 어떻게 가야하나? 발길이 닿는대로

산길을 걷느라 제2전망대를 스쳐 지나와 버렸다. 할 수 없이 제1전망대로 향한다.

비치로드로 접어드니 바다가 펼쳐진다. 바다와 하늘은 붙어서 한 장의 그림이 된다.

햇살이 부딪히는 바다는 눈부시다. 바람이 만드는 주름마다 햇살은 곱게도 내려앉았다. 맑은 물은 해변에 와서 부딪히고 투명한 물 속으로 햇살은 바닥까지 가 닿는다.  

잔잔한 바다는 얼음이라도 언 것처럼 평온했고 바다 위로 쏟아지는 햇살을 받아내는 모습은 너그럽다.

멀리 정박해 있는 배들은 움직일 줄 모르고 하늘에 올라있는 구름은 긴 띠를 형성한다.

전망대를 지나니 바다로 내려오고 말았다.

바닷가 적당한 곳에 앉아 점심을 먹기로 했다. 바다를 앞에두고 점심을 먹는 것은 처음이다. 식당에 앉아 바다를 보기는 했지만 눈앞에 바다를 두고 저 멀리 한 폭의 그림을 펼쳐놓고 밥을 먹는 것은 혼자만의 여유를 찾아서 즐기는 일이 아니겠는가

점심을 해결하고 걸어온 길을 되돌아 간다. 온전하게 비치로드를 따라가는 것이다. 

제2전망대에 도착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는 한 폭의 그림이다

 

전망대를 지나면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섬에 있는 오르막과 내리막은 거리에 잇어서 서로 비기는 셈이다. 내려온 만큼 다시 올라가야 하는 것이라 내리막을 걸은 만큼 오락막을 감당해야만 한다. 군데군데 소원성취탑이 쌓여있다. 어느 산을 가든지 규모는 서로 다르지만 소원성취탑은 있기 마련이다. 다 비우기 위해 산에 와서 소원을 빌고 가는 것도 그렇지만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하나의 풍경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소나무 사이로 드러난 바다는 햇살로 눈부시다. 아지랑이가 피어날듯 기온이 올라가는 오후의 바다는 눈이부셔 쳐다볼 수 없다. 

잠시 소나무 숲에서 쉬어가기로 한다. 먼 바다는 먼 추억을 떠올리듯 아련하게 들어온다

역광으로 인하여 나무는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먼 산은 보랏빛으로 물든다.

 

종합안내도. 이 안내도를 보고 걷기를 시작해야 할 것이었다. 돌고 돌아 결국 이곳으로 왔지만 반복해서 걸었던 길은 어찌 손해본 듯한 기분이 든다.

정상으로 올라가니 연육교가 환하게 들어온다.

 

202.7m, 용두산의 장상이다.

고기고 횟집의 바로 앞. 이 길로 가야만 길은 사람들을 정상적인 방향으로 이끈다.

신연육교를 지나며 옛 철제다리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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