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가을인 모양이다. 쑥부쟁이, 구절초, 벌개미취 등등 온통 가을 꽃들이 피어나 길목에서 산을 찾는 사람들을 반긴다. 색깔로 따진다면 휜색은 구절초일 것이고 보라색은 쑥부쟁이가 아니면 벌개미취일 것인데 전문가가 아니라 둘을 구분하기 힘든다. 궂이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가을꽃을 볼 수 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꼭 구분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들꽃이니, 이름모를 꽃이라느니 하긴 하지만.
눈으로 보았을 때는 선명한 보랏빛이었는데 빛이 들어갔는지 거의 흰색으로 보인다.
병풍처럼 산을 둘러싸고 있는 마을의 모습이 정겹다. 벼들이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정상 부근의 헬기장이다. 꽃들이 만발하다.
저 멀리 벌써 단풍이 들고있다. 성급한 나무들은 벌써 잎을 빨갛게 물들이고 있다.
억새가 하늘거리는 오후. 산들은 초록에서 하늘색으로 물들어가고 결국 산과 하늘은 하나가 된다.
햇살에 눈부신 나뭇잎들이 소슬바람에 흔들린다.
다람쥐 한 마리 바위에 올라앉아 포즈를 잡는데, 다람쥐 색깔이 희미하다. 가을이 되니 다람쥐도 가을색을 닮아가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