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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스펜서 존슨

by 1004들꽃 2009. 2. 24.

변화라는 말은 이제 낯선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변화라는 말은 우리 몸에 잘 적응되기도 전에 식상해져 버린 말이기도 하다. 변화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 없이 말로만 변화를 외쳤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변화라는 말은 이제 혁신이라는 말로 변화된 것 같다. 각종 칼럼이나 홍보자료 등에 혁신이라는 주제로 많은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혁신의 홍수에 허우적거리는 많은 사람들이 왜 혁신을 해야 하는지 알기도 전에 익사의 직전까지 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펜서 존슨은 “선물”에서 이야기한다. “바로 이 순간이야말로 세상이 당신에게 주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바로 현재 속에서 살면서 과거에서 배우고 미래를 계획하자는 것이다. 어떤 일도 갑자기 닥치는 것은 없으며 현재에 충실하지 않는 미래는 없는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없어져 버린 치즈. 그것은 “직업, 인간관계, 재물, 근사한 저택, 자유, 건강, 명예, 영적인 평화, 그리고 조깅이나 골프 같은 취미활동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 모든 것은 변화의 속성을 내재하고 있으며 언젠가는 변화될 것들이다. 그 때가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변화에 대비하여 자신의 삶을 착실하게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대학생 실업률이 높다는 것이 뉴스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이고, 농업정책과 관련하여 농민들의 원성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집회가 벌어지고 FTA 협상이나 농업정책은 이러한 것과는 별개로 흘러가고 있다. 정부가 준비를 하지 않았든 농민이 준비를 하지 않았든 결과는 현실이다.

현재의 삶이 어둡다고 하여 그 상황을 구조적 모순으로 돌리기에는 너무도 남의 탓만 하는 것은 아닐까. 천주교에서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큰 탓이로소이다.”하면서 가슴을 세 번 치면서 겸허한 마음을 갖도록 하자는 “내 탓이요” 운동을 한 적이 있다. 농가 부채가 모두 네 탓이고,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을 하지 못하는 것도 네 탓이고, 남들만큼 번듯한 자동차를 가지지 못하는 것도 다 네 탓이라고 하면서 주저앉아서 살아가고 있다면 거기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겠는가?

IMF로 인하여 극도의 실업사태가 일어났지만 그 와중에서도 살아남은 자와 패배한 자가 있다. 그러나 IMF 시절이 아닌 경제발전 초기에는 그러한 상황은 더욱 많았을 것이라고 본다.

경제발전으로 인하여 국가경제는 거의 기적에 가깝도록 성장하였고 그 속에서 국민들 또한 풍부한 생활을 하였다. 헴이라는 꼬마인간이 “우리는 이 치즈를 먹을 만한 자격이 있어 이 치즈를 찾기 위해 오랫동안 열심히 일했거든.”이라고 이야기하는 상황과 같은 시대를 맞이했던 것이다. 그러나 갑작스런 변화(IMF)는 그동안 보이지 않게 누적되었던 카드빚이나 보이지 않게 진행되었던 정보화라는 괴물이 잠수함이 물위로 부상하듯 드러나 버린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자살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하였고 그야말로 사회는 아노미 상태에 이르는 것 같았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이런 상태를 극복할 수 있도록 꼭 알맞은 시기에 출판된(2000년 3월 초판 발행)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변해야 되는가? 우리 앞에는 항상 위기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왜 혁신을 해야 하는가?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하여 새로운 요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작정 혁신하자고, 변화하자고 궐기대회하면서 실적을 올리기 위해 실적을 위장하고, 현란한 문구로 장식한 현수막 내걸어 마치 당장이라도 사회가 변화되고 개혁될 것 같은 혼란을 일으키고 떠들어야 할 일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마련해 가는 것이 곧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 가는 올바른 자세가 아니겠는가.

변화는 항상 일어나고 있다. 변화는 치즈를 계속 옮겨 놓는다

변화를 즐기라. 모험에서 흘러나오는 향기와 새 치즈의 맛을 즐겨라.

과거의 사고방식은 우리를 치즈가 있는 곳으로 인도하지 않는다.

사라져버린 치즈에 대한 미련을 빨리 버릴수록, 새 치즈를 보다 빨리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