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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녹슨 거울

by 1004들꽃 2016. 3. 18.


녹슨 거울


길바닥에 흩어져 있는
내 그림자들을 주워 담는다
주워 담다 흘린 것은 버리고
눈앞에 보이는 것만
담고 담는다
무엇인지도 모르고
주워 담았던 것들이
발목을 옥죄고
이젠 걸음조차 걸을 수 없다
내가 나를 모르는 시간 속에서
나는 차츰 없어져 가고
녹슨 거울 속에서만
녹슨 내가 웃고 있다
희미하게 웃으며
필요 없는 나를 버리라고 한다
혼자 다니는 길에 버려진
녹슨 거울 속에 버려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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