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프고 말게
참 이기적이다
위하는 척하면서 더 오래 살려고 한다
나 때문에 슬퍼하는 것보다
내가 슬퍼하고 말게 하면서
아무 것도 모르면서
니가 더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면서
너의 아픔을 내가 품고 살아갈게
참 어리석다
여름 하늘이 저렇게 곱다는 것을 이제야 본다면서
끝내,
정들지 말자고 하는 말을 듣고야 말았다
정을 떼기가 너무 힘들다고
그래서 정을 붙이지 않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멍청하게도 씨익 웃고 말았다
참 병신같다
이제 나는 너의 얼굴을 쳐다보기도
너의 뒷모습을 쳐다보기도
두려워진다
매일 화를 내다가
이제 화를 내지 않는 것도
두. 렵. 다.
희망찬 미래라는 간판의 글씨가 두려워진다
미래가 없는 나에게
내가 아플 일만 있어도 좋겠다
비가 내리는 밤에 너의 이름 소리가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