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무엇을 기다리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
내 긴 여정의 끝을 애써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세상에 왔다
세상을 버리고 갈 때
홀가분해지고 싶어서
애써 외면하며 간편하게 살아간다
만나왔던 사람을 기억의 저편으로 밀어내고
마냥 웃던 시절을 소환해내지만
그마저도 분명하지 않다
사람과의 관계를 더 확산하지 않는다
그사람을 처음 만났던 기억도 희미해져가고
온 세상이 희미해져 버릴 때
겨우 혼자가 될 수 있다
그토록 기다려왔던 기다림의 시간이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검은방
그속에서 겨우 안정을 찾는다
누구의 간섭도 없고 외면도 없다
나만의 세상속으로 가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