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시절에 사람들에게 떠밀리다시피 다녀온 매화산이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남산 제일봉을 가 보자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인연이 되지 않았는지 가야산을 더 많이 가게 되었다
추석 연휴 동안 기필코 한 번 가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마침내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해인사 쪽에서가 아닌
청량사에서 오르기로 했다
다시 창량사로 내려올 것이다
매표소 옆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서 청량사까지는
포장도로이지만 경사가 급했다
청량사에 도착하기도 전에 다리는 기진맥진했다
초입부터 경사로를 걷다보니 생기는 현상일 것이다
청량사에 도착해보니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걸음을 아끼는 방법도 있구나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천불산 청량사 입구다
산에 솟아 있는 바위들이 모두 부처의 형상을 닮았다고
그 닮은 형상들이 천불이나 된다고 천불산이라 한단다
거리는 얼마되지 않으나
경사가 급한 도로라서
숨이 목까지 차오른다
청량사에서 보아야 할 보물 세 가지.
내려오면서 보기로 한다
청량동 탐방로로 들어 선다
돌길에는 이끼가 끼었고
숲이 짙어서 그늘이 많아 열대우림지대의 밀림을 걷는 듯하다
습기도 많아 마음까지 칙칙한 느낌을 받는다
끝없는 오르막을 올라
발은 빛이 비치는 곳이다
이제 오르막은 끝나나 싶었는데
다시 왼쪽으로 난 오르막을 올라야 했다
그리고 계속 계단을 만나게 된다
이곳을 지나면 다시 오르막이다
계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끝없는 계단이다
계단이 끝없이 이어질 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정상을 향해서 가는 길에는 계속 계단이 이어지고~~
겨우 전망대에 도착했는데
처음 보는 기암괴석으로
풍경은 좋건만
저 멀리 가야산 상왕봉도 보이지만
지금까지 걸어 온 길은 장난이고
앞으로 남은 길은 자주색 길이라
상당히 어려운 길인데도
지금까지 걸어 온 길보다 더 먼 길이니
얼마나 더 오르막을 올라야 할까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지만
지리산을 생각하면서 그냥 묵묵히 가는 것밖엔 도리가 없다
칙칙한 지대를 벗어나니
경사가 급한 오르막이 계속 되었지만
햇살 가득한 풍경들로 인해 피곤할 줄 모르고 걸어갈 수 있게 된다
바위들이 모두
누군가의 손에 의해 조각된 것처럼 신비롭다
나무와 하늘과 바위가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그려 놓는다
구절초 한들한들 바람에 나부낀다
이런 바위들도 멀리서 보면
한 송이 꽃으로 보이지 않겠는가
가야산 쪽에는
이제 구름이 걷히는 듯하다
나를 추월해 간 사람이 이곳에서 셀카를 찍고 있어서
그가 지나간 다음
셀카를 찍어 본다
방향에 따라 바위의 모양은 변화무쌍한데
떨어져서 보면 이렇게 강아지의 모습을 보여 준다
이런 풍경에 사람이 들어가 서면
인물 사진이 된다
사람이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더 좋다
마음껏 상상할 수 있으니~~~
바위를 자나치면서 걷다보면
하늘길이 나온다
이 곳을 넘어가면 다른 세상이 나올 듯~~
이렇게 하늘길을 걸을 수 있다
계속 오르막 길을 걸은 탓인지
올라서서 주변을 돌아보니
다리가 찌릿찌릿한 느낌을 받는다
아!~~~ 늙었나보다
옛날에는 안 그랬는데!!!
남산제일봉 1,010m
계속 가면 해인사가 나온다
해인사까지는 3.1km
다시 청량사로 내려가면 1.9km
그냥 1.9km 를 걷기로 한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복습하는셈 치고
그리고 내려가는 길에 청량사 구경을 하기로 했으니 ~~
청량사 설경루를 지나 대웅전으로 갈 수 있다
낙엽이 지는 가을날~~
눈 내린 겨울날~~
다시 걷고 싶은 길이다
오르는데 1시간 30분, 내려 오는데 1시간
천천히 걷는다면 2시간, 1시간 30분 정도로 하고 30분 정도 쉬었다가 내려오면
적당할 것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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