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거던
포클레인으로 한 삽 떠서 남강에 버려라
모질게 흘러온 남강물에 빠진 사람들
모질어져서 물에 빠져도 죽지 않는다
사랑이 깨어져 벼랑에 선 사람들
포클레인으로 밀어 남강에 던져라
모진 사람보다 더 모질어져서
다시 사랑을 시작하도록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흐르고 싶었는데
모든 것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세월이고 싶었는데
찬비가 내리는 날
너도 변하고 나도 변하고
모두 변해버린 세상에서
포클레인 한 대가 남강을 끌고 간다
남강이 포클레인에 끌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