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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나무

by 1004들꽃 2010. 5. 8.

나무

 

 

손닿으면 부러질 것 같은 여린 가지가

투명해서 속이 다 보일 것 같은 어린 나무가

세월을 거듭하며 속을 보이지 않았다

다툼이 보기 싫어서

세상과 담을 쌓아 버렸다

 

지루한 겨울이 지나고 다시

찬란한 봄이 왔을 때

꽃은 나무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다시 투명해지고 싶지 않으냐고

푸른 세상을 만들어보지 않겠냐고

나무는 부끄러워서

나무는 고개를 들 수 없어서

긴 눈물을 흘렸다

 

감추어진 썩은 마음과

모두를 외면했던 자신을 눈물에 흘려보내고

다시 세상을 바라보니

붉은 새 한 마리 가지에 앉아 머물다

눈물로 목을 축이고

긴 울음소리를 남기고 산 너머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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