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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거울

by 1004들꽃 2010. 5. 8.

거울

 

 

먼지가 낀 거울을 보았다

거울 속의 내 얼굴도 뿌옇게 흐려있었다

먼지와 얼굴이 겹쳐

사나운 인상을 쓰고 있었다

얼굴 뒤로 비치는 가구도

방바닥도 뿌옇게 흐려 있었다

먼지 낀 거울을 통해서

얼마나 오랫동안 세상을 보아 왔을까

닦아도 닦이지 않는

먼지를 덮어쓴 사람들

매일 먼지를 닦는 사람들

먼지가 낀 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

먼지 없는 거울이 두려운 사람들

먼지도 삶의 일부라

닦아내지 못하는 사람들

먼지를 닦은 거울 앞에 앉아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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