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말없이 제자리에 서서
봄여름가을겨울을 맞는다
바람에 휘어지기도 하면서
새가 쉬어갈 수 있게
자리를 내어준다
푸른 잎을 피웠다
가을에는 색깔을 바꾸고
날씨가 추워지면
차라리 옷을 벗어 버린다
나목의 이름으로 봄을 간직한 채
찬바람을 맞으며
가끔 하얗게 꽃을 피우기도 한다
봄햇살에 연둣빛 잎사귀를
내미는 모습은 얼마나 눈물겨운지
이 모든 기억을
안으로 안으로 채워가는 나이테처럼
너의 모습 간직하며 계절을 보낸다
일기장에 써 내려간
만들어진 기억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추억
시가있는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