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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길에서 만나는 것들에서 나를 보다

by 1004들꽃 2023. 2. 8.

길에서 만나는 것들에서 나를 보다


자세히 보지 않아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하고
외면당했던 것들
늙은 눈으로 쳐다보니 다 만날 수 있다
다는 아니더라도 보고자 마음먹은 것들
다 만날 수 있다
자세히 보지 않아 놓쳐버린 것들
이제 와서 찾아보려니
계면쩍은 마음이 앞선다
속삭이며 지나가던 젊은이들
저런 시절이 있었나 생각나게 하고
우는 아이 주변을 돌며 재미있어하는 한 살쯤 많아 보이는 아이
엄마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쉼 없이 쫑알거리는 계집아이
길을 걷다 보면 무심코 쳐다보는 풍경이
바쁘다고 외면해버렸던 지난날과 겹쳐진다
어느새 쑥 커서 떠나버린 빈 자리가 서럽다
빈방에 우두커니 앉았다가
텅 빈 거리를 하염없이 걷다가
다시 돌아간다면 인생이 달라질까를 생각해본다
생각은 그저 생각일 뿐
돌이킬 수 없음은 안타까움만 더해준다
그래도 참 다행이다
많이 상하지 않고 여기까지 와 주어서
다시 걸을 수 있는 힘을 남겨 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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