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묘지
산 속 계단 위에
즐비하게 늘어선
죽은자들의 안식처
그들을 담보로 생계를
이어가는 종족들
주검의 향기에 익숙해 있다
산은 말없이
자리를 내어주고
먼 바다에는 물결이 인다
가루가 되어 흩어진들
땅 속에서 썩어 없어진들
모두가 산자들의 몫인데
살아있음과
죽음이 교차되는 순간은
허허롭기만 하다
바람에도 움직이지 않는
묘미명, 가묘 옆의 조화는
플라스틱 소리를 내고
스산한 가을바람은
주검의 향기에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