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81
더 외로워질 수도 없는
삭막한 영혼의 쉼터
끝나지 않는 길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
꽃은 그저 피었다 지고
한때 사랑이라고 불렀던 것들이
지친 어깨를 기대어 쉴 수 있는 곳
그냥 지나쳤던 일들과
잠시 머물렀던 일들이
모두 황혼에 물들 때쯤이면
지나간 일도 다가올 일도
어깨를 토닥이며 노래를 한다
산 너머 가는 붉은 새들의 날갯짓도 멈추고
산그림자도 산으로 돌아갈 때
외로운 사람들의 그림자는 주인을 버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강을 건넌다